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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 의학서 속의 대추

by dailydaisy0803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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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한 식감의 생대추
아삭한 식감의 생대추

 

대추(棗)는 수천 년 전부터 아시아 전통 의학에서 귀중한 약재로 써 왔으며, 특히 중국 고대 의학서에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약용 식물입니다. 단순한 과일이 아닌, 몸의 기운을 북돋우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한약재로 기록된 대추는 오랜 세월 동안 중국인의 건강을 지켜온 자연의 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 전공은 의학분야가 아니지만 건강식품에는 관심이 많기에 중국 고대 의학서에서 대추가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어떤 효능과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그리고 현대적 해석과 활용법이 궁금해서 조금 알아보겠습니다.

본초강목(本草綱目) 속 대추: 오장(五臟)을 보하는 귀한 약재

학교에서 『본초강목』 을 역사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 의학의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명나라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은 대추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대추는 “온(溫)하고 평(平)하며 독이 없고, 오장(五臟)을 보하며 기를 더하고, 비위를 튼튼하게 하며, 열과 한을 막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오장 보익(補益) 효과입니다. 대추는 심(心), 간(肝), 비(脾), 폐(肺), 신(腎)의 기능을 전반적으로 조화시키고, 각 장기 간의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구(久)병후 허약해진 자에게 유익하다”는 표현처럼, 회복기 환자나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처방되곤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텔레비전 광고에서 피곤할 땐 우루사, 쓸기담 등을 보고 사드시는 분들에게 저는 대추로 바꿔 매일 드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시진은 대추를 ‘감온지품(甘溫之品)’으로 분류하며,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되, 열이 과하지 않으므로 많은 사람에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현대에도 대추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면역을 높이는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이는 본초강목의 기록과 일맥상통합니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고대 최고의 약재로 평가

중국 최초의 약초서로 알려진 『신농본초경』은 대추를 “상약(上藥)”으로 분류했습니다. 상약이란 인체에 무해하며 장기 복용해도 부작용이 없고, 생명 연장과 체력 증진, 정신 안정에 도움을 주는 약재를 말합니다. 이 책에서 대추는 “기혈을 고르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오래 먹으면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평가됩니다.

『신농본초경』은 한나라 시대 이전부터 구전으로 내려오던 약초 지식을 집대성한 것으로, 대추가 수천 년 전부터 이미 약효가 입증된 식물로 인식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신농본초경은 대추가 다른 약재들과 함께 사용할 때 약성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조화제(調和劑) 역할을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후에 많은 한방 처방에서 대추가 주요하게 활용되는 밑거름이 됩니다. 실제로 수많은 고전 처방에서 대추는 주된 약재가 아니라, 다른 약재의 효과를 도우면서 동시에 몸의 부작용을 줄이는 중간 조절자로서 사용됩니다.

상한론(傷寒論)과 금궤요략(金匱要略) 속 대추의 활용

한나라 시대 장중경(張仲景)이 저술한 『상한론』과 『금궤요략』은 임상 처방 중심의 의서로, 현대 한의학에서도 많이 참고되는 고전입니다. 이 두 책에서는 대추가 실제 환자 처방에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처방인 ‘감초사심탕’, ‘소건중탕’, ‘이중탕’ 등에 대추는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주로 소화 기능 강화, 복부 냉증, 허약 체질 개선, 심신 안정 효과를 노리고 사용됩니다. 장중경은 대추를 통해 약의 강한 성질을 중화시키고, 허약한 환자의 비위 기능을 보호하려 했습니다.

특히 '소건중탕'은 대추와 생강, 계피, 감초 등을 혼합한 처방으로, 속이 허하고 찬 사람, 기력이 부족한 아이, 갱년기 여성에게까지도 널리 쓰이는 명방입니다. 여기서 대추는 중심 허(虛)를 따뜻하게 하며, 기운을 돋우는 데 핵심 역할을 합니다.

현대 과학과 전통 의학의 만남: 대추 성분 분석

고대 의학서에서 언급된 대추의 효능은 현대 과학에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대추에는 아래의 유효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사포닌(Saponin): 중추신경 안정 작용, 항스트레스, 면역력 증강
  • 폴리페놀 및 플라보노이드: 항산화, 노화 억제, 세포 보호
  • 비타민 C: 면역력 강화, 감기 예방
  • 칼륨, 칼슘, 철분: 심혈관 건강, 골밀도 유지, 빈혈 예방

이러한 성분들은 고대 의서에서 설명한 ‘보혈, 보비(脾), 안신(安神)’ 등의 효과와 과학적으로 연결되며, 대추의 전통적인 약효가 근거 있는 사실임을 뒷받침합니다. 특히 대추의 사포닌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고, 수면 질 개선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발표되었습니다. 안먹을 이유가 없네요.

결론: 고서에 기록된 지혜, 지금도 유효하다

대추는 단순한 과일이 아닙니다. 중국 고대 의학서 속에서 대추는 심신의 균형을 잡아주고, 병을 예방하며, 다른 약재의 효과를 조절하는 중요한 약재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본초강목』, 『신농본초경』, 『상한론』, 『금궤요략』 등 고전 의서에 기록된 대추의 효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현대인의 건강 관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대추를 소중한 간식으로 여기고, 수천 년 동안 축적된 지식과 경험의 결정체로 바라본다면, 이 작은 열매 속에 담긴 건강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겠지요. 매일 한 줌의 대추가 삶의 질을 바꾸는 자연의 지혜는 식습관을 바꾸는데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